1. 감각정보를 통해 대상을 지각하는 뇌
우리의 뇌 구조를 손으로 만들어보겠습니다.
두 손 모두 엄지손가락을 안으로 넣고
주먹을 쥐고 안쪽이 마주 보도록 붙여봅니다.
그 상태로 양팔을 마주 붙여서 수직으로 만듭니다.
수직으로 세운 팔은 척수에 해당합니다.
손 안으로 들어간 엄지손가락은 기억의 형성에
관여하는 내 측두역 해마복합체에 해당합니다.
두 손은 각각 중심역을 기준으로
앞쪽뇌와 뒤쪽뇌에 해당합니다.
대뇌피질은 중심열을 기준으로
앞쪽은 운동을 처리하고,
뒤쪽은 감각을 처리합니다.
좌뇌, 우뇌의 구분보다 더 중요한 뇌의 기능은
'앞쪽 뇌는 운동',
'뒤쪽 뇌는 감각',
'안쪽 뇌는 기억'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안쪽은 내측두엽인데, 이 부위는 해마복합체가
기억을 형성하는 영역입니다.
감각이란 자극이 느껴지는 상태입니다.
무엇인가 보이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하는 상태를 나타냅니다.
모르는 외국어가 들린다면, 소리는 들리지만
무슨 말인지는 알 수 없는 상태가
바로 감각상태입니다.
지각은 감각된 대상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상태입니다.
지각은 감각 대상을 알기 위해 기억을 참조합니다.
지각되는 사물이나 사건에서 자신에게
중요한 내용일 때 우리는 주의를 집중하게 됩니다.
지각되는 대상에서 일부에만 주의를 합니다.
주의 상태는 전전두엽과 관련됩니다.
주의집중하는 사물과 사건은 장기기억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부환경에서 들어오는 자극입력 중 일부는
감각수용기에서 처리되고, 감각신경로로 전달된
신경자극의 일부가 의식 수준에 도달합니다.
장기기억으로 저장되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주의를 집중하여 반복학습해야 합니다.
인간의 지각과 운동은 대부분 기억을 참조하는
뇌의 기능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대뇌 안쪽으로 말려들어간 엄지손가락을
움직여 봅니다.
이 엄지손가락 영역은 일화기억을 만드는
내측두엽에 해당합니다.
현재의 감각 입력에 대한 운동 출력을 만들 때
기억을 참고하는 과정이
인지처리의 중심적인 작용 방식입니다.
감각, 기억, 운동의 신경정보 처리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외부에서 들어온 감각정보는 대뇌피질 뒤쪽의
일차시각영역, 일차청각영역, 일차체 감각영역으로 들어갑니다.
일차시각영역, 일차청각영역, 일차체 감각영역에서는 감각정보를 처리한 후
시각연합영역, 청각연합영역, 체감각연합영역으로
그 감각자극을 다시 내보냅니다.
그러면 시각연합영역, 청각연합영역, 체감각연합영역에서는 입력된 감각자극들이
시냅스가 활성화된 형태로 흔적이 남깁니다.
감각연합피질에서 감각입력이 반복해서 자극하여
형성된 공통된 지각 패턴은 범주화된 기억이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에델만이 주장하는
'지각의 범주화'입니다.
시각, 청각, 체감각 연합영역에서 연합된
각각의 감정자극은
하측 측두엽에 있는 다중감각연합영역으로
전달됩니다.
그 결과 시각, 청각, 체감각의 감각정보가 결합되어
개별적 사물로 인식됩니다.
2. 학습으로 신경이 바뀌다
나이가 들어 새로운 학습이 줄어들면
신경세포의 수상돌기의 수가 줄어듭니다.
나무가 잎이 다 떨어져 외로운 겨울나무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수십 단어에
불과하며, 몇 개의 문장을 반복해서 사용합니다.
그렇게 어른이 되면, 생각의 다양성을 잃게 되고
자기주장만 강해지게 됩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를 학습하는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사고의 영역이 확장되고 유연해집니다.
학습을 통해 새로운 시냅스들이 계속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신경돌기가 뻗어 나오고 변화하는 과정은
대단히 역동적입니다.
강한 자극을 받고 신경돌기가 통통해졌다가 갈라져
새로운 돌기가 나오는 현상은
변화된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신경세포가
만들어낸 생존의 몸부림에 대한 결과입니다.
신경세포는 이렇게 학습을 통해 물리적으로
변화합니다.
그래서 학습한다는 것은
뇌가 조금씩 바뀌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수상돌기가 풍성해지면서 시냅스가
더 많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게 되고,
자극에 신속하고 강하게 반응하는
민감화 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동일한 자극을 반복해서 경험하면,
신경세포는 반응 감도를 낮춰
습관화 상태가 됩니다.
습관과 과정은 신경계가 익숙한 상황을
의식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무의식적 습관 반응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있어
피질에 정보처리 부담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지만,
새로운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주의집중하여
시냅스 연결이 많아지는 민감화 상태가 필요합니다.
이처럼 학습은 새로운 사실을 받아들여
기억하는 과정이고,
신경세포에 새로운 시냅스가 생기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기억한다는 것은 뇌가 물리적으로
점차 바뀌는 과정입니다.
오키나와 과학기술연구원의 켄지 도야 박사는
학습을 세 가지 패턴으로 구분합니다.
하나는 무감독학습,
또 하나는 보상학습,
다른 하나는 감독학습입니다.
소뇌의 감독학습을 살펴보겠습니다.
감독학습은 자전거 타기처럼 숙달해야 할
명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수를 줄여가는 과정의 학습입니다.
달성해야 하는 목표치와 현재 운동출력을 비교해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오류신호를 학습회로에 출력합니다.
소뇌와 대뇌피질 그리고 하올리브핵이
상호연결되어 운동학습을 숙달하는 과정이
바로 감독학습입니다.
대뇌기저핵의 강화학습은 보상을 얻기 위해
학습이 계속되는 현상으로,
흑색질의 도파민 분출되며 보상의 형태로
자극을 만듭니다.
감독학습은 대뇌피질에서 일어납니다.
피질에 새로운 신경연결망이 생기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무감독학습은 입력이 되면
출력으로 그냥 나가버리고
입력되는 순간은 '아, 알았다' 하지만
감독, 즉 목표치가 없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지 않습니다.
학습이란 대뇌피질에 기억들이 서로 자발적으로
연계하여 의식의 흐름을 만드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일정한 목표의식이 있을 때에는
여러 갈래로 분산되어 연기처럼 사라지는 공상 현상이 사라지지만 목표치가 없는 무감독 상태에서는
주의를 분산하는 공상 현상이 존재합니다.
학습한 내용들을 잊지 않으려면
학습한 내용이 장기기억으로 정착될 때까지
계속해서 학습한 내용에 주의를 집중해야 합니다.
의도적 노력을 해야만 의식화된 학습 개념이
전전두엽에서 의지력을 계속 활성화시킵니다.
주의집중상태가 대뇌피질 아래 변연계까지 보내져
무의식적으로 발현되면 학습은 가속됩니다.
이때 감각을 이용하여 동작으로 표현하는 운동을 통해
의식하지 않아도 기억이 인출되는 상태가 됩니다.
이와 더불어 지속적 목표의식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학습에 집중시켜야 합니다.
자전거는 한번 배우고 나면 평생 탈 수 있으며,
수영도 한번 할 수 있게 되면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습니다.
기억의 지름길은 반복입니다.
모호함이 사라질 때까지 반복해야 합니다.
모호함이 사라지면 명료해지면서 범주화됩니다.
그렇게 명료해진 기억들을 연결해
지식의 연결망을 만들어야 합니다.
기억된 학습 정보가 많아질수록
새로운 정보가 결합할 연결고리는 더 많아지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대한 학습은 더 빨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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